출처 : 초등감정 사용법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것' 스스로를 아기고 사랑하는 방법, 사랑을 정확히 말하면 '나를 사랑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야말로 스스로를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토대로 마음을 단단하게 다지도록 돕는 엄마의 감정 코칭법
아이의 마음을 읽지 말자 : 확증편향의 오류
아이가 왜 그러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진료 전에 이미 자가진단을 끝내고 의사의 입을 통해 그저 병명을 확인받으려고 하는 환자의 태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 마음을 이렇게 잘 알고 있으니 금세 해결될 것 같은데 이상하게 힘이 든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확증편향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을 말한다. 정보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안혹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다 보니 오류가 발생한다.
"아이의 마음을 읽지 마세요. 그냥 바라봐주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는 것과 바라보는 거이 뭐가 그리 다른단 말인가. 마음을 읽으려고 할 때는 '그래. 너는 이래서 그런거구나?' 라며 행동을 해석하는데 집중하기 쉽다. '딱보면 어떤 마음인지 알아.' 라며 마음에 귀기울이기보다 엄마의 생각이나 판단을 바탕으로 해석해버리기 십상이다. 읽으려고 할 수록 그 마음을 알기 힘들어진다.
엄마가 나서서 아이의 마음을 단정하고 어떻게 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교육이라기보다 조종에 가깝다. 엄마의 확증편향으로 인한 불안을 빨리 잠재우기 위한 행동에 불과한 셈이다. 아이의 마음이 엄마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마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의 마음을 쉽게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먼저 살펴본다는 뜻이다. 잘 모르는 그 마음에 다가가기 전 다각도로 살피고 고민하는 과정이다. 아이의 마음을 올바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판단과 해석 대신 고민과 질문을 해야 한다.
"네 마음은 어때"
"혹시 친구랑 멀어질까봐 걱정되니?"
섣불리 단정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줄 때, 아이는 솔직히 털어놔도 괜찮겠다고 느낀다.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며 생각을 하나둘씩 꺼내게 된다. 환증편향의 오류에서 벗어나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 이것이 아이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따스한 몸의 경험은 정서적 피난처다 : 스킨십의 기적
갓난 아기는 욕구가 채워지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면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소리를 들은 양육자는 아이를 토닥이며 달래거나 상황을 파악해서 필요를 채워준다. 이 과정에서 안정감과 행복감을 유발하는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호르몬이 분출되며 긴장을 풀어준다. 그러면 아이는 '아, 이사람은 내가 믿을 수 있겠구나. 나는 안전한 곳에 있구나.' 라는 신뢰와 안도감을 느낀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육체적 검정적으로 힘든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자신을 안아주었던 따스함을 떠올린다. 몸속에 저장된 따스함의 기억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정서적 피난처 역할을 한다.
때로는 아이의 마음이 깜빡거릴 경우가 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어 충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때 따스하게 안긴 기억이 있는 아이들은 그 기억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돌본다.
감정코칭 2단계는 스킨십이다. 몸이 힘들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괴로우면 몸도 반응하는 것처럼 감정 코칭과 신체 접촉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자신을 안아주는 따뜻한 손길, 따스하게 바라봐주는 눈빛, 다정한 토닥거림이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더 큰힘으로 다가간다.
아이가 스스로를 안아주며 위로하는 방법도 있다. '나비 포옹법'이다. 눈을 감은 채 팔을 엇갈려 상체에 놓고 가슴이나 팔을 토닥이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 사실을 잘하고 싶었지만 잘되지 않았던 상황에 속상한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게 된다.
'나도 시험 잘 보고 싶었는데, 속상해. 그래도 수고 많았어. 다음에는 실수하지 말자!'
잘못된 행동 뒤의 선한 마음을 발견해주자 : 양심의 톱니바퀴
아이가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알기 위해서는 선한 마음의 톱니바퀴가 필요하다.나를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이기적인 것과 구별되는 이유는 내가 소중한 사람이듯이 옆에 있는 친구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내 안에 남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있다는 점을 아이가 기억해야 한다.
"요즘 학교 생활은 어때? 학교에서 힘든 점은 없어?"
"그랬구나. 그러면 선생님한테 서운했을 수도 있겠다. 친구한테 화가 나기도 하고 말이야. 나름 잘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었구나. 힘들었을 텐데도 친구랑 함께 모둠활동을 하려고 애쓰고, 대단하다. "
아이들의 선한 마음을 알아봐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신 아이들의 행동 뒤에 있던 여러 속마음 중 "모둠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 선생님 말씀대로 친구를 도와야겠다. " 는 선한 마음을 발견하고 이를 아이들이 상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아이의 행동자체에만 집중해서 평가하면 아이역시 '나는 친구를 때린 사람=나쁜 사람'이라고 정의 내린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이야기해주되 그 안에 있는 선한 마음을 잊지 말고 바라봐 주어야 한다. 아이의 마음 속에 '양심의 톱니바퀴'가 계속 굴러가도록 돕는 것은 주효한 감정 코칭 중 하나다. 눈에 보이는 한 가지 행동으로 판단하기 전에 먼저 아이의 마음을 바라봐주자. 나의 선한 마음을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명만 있더라도 아이는 좋은 모습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중요하다. : 자기 실현의 힘
"만약 네가 백 번도 아니고 만 번 정도 실패하면 어떨 것 같아?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에이 만 번이나 실패했는데 어떻게 해요? 그냥 안하고 말래요."
"하지만 너는 이미 만 번 넘게 도전해서 성공했는 걸?"
엉금엉금 기던 아이가 두 발로 일어서서 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수만 번의 넘어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수만 번 쓰러지고 다치면서 아이는 몸을 지탱해줄 다리 근육을 키우고 두발로 걷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넘어지지 않았다면 일어서서 걷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넘어지기 두려워서 걸음을 포기했다면 두 발과 다리의 근육은 더이상 발달하지 았을 것이다. '너는 이미 수만 번을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났던 사람이야.'
자신을 흔들림 없이 믿어주는 엄마를 보며 '난 못할거야' 라던 아이의 생각이 흔들리게 된다. 믿음을 먹고 자란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불안해하지 않는다. 설사 뒤처져도 나는 올바로 갈 것이고 넘어지더라도 그 경험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엄마의 감정 코칭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여주는 태도로 완성된다.
삶에는 형형색색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잎도 있지만 매섭게 아프고 무서운 가시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화려하고 보기 좋은 삶만살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때로는 좌절도 겪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에게 꽃잎만 따라가면 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가시밭길을 걷더라도 아이가 쓰러지지 않도록 곁에서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걸어주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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